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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태준 복덕방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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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23-04-23 15:22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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철석, 앞집 판장 밑에서 물 내버리는 소리가 났다.



설명

다. 안초시는 이내 자기의 때묻은 적삼 생각이 났다. 소매를 내려다보는 그의 얼굴은 날래 들리지 않는다. 기름내가 코에 풍기는 듯 대뜸 입 안에 침이 흥건해지고 전에 괜찮게 지낼 때, 충치니 풍치니 하던 것은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아래윗니가 송곳 끝같이 날카로워짐을 느끼었다. 호박 꼭지, 계란 껍질, 거피해 버린 녹두 껍질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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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녹두 빈자떡을 부치는 게로군, 흥……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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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늘은 천리같이 트였는데 조각구름들이 여기저기 널리었다. 어떤 구름은 깨끗이 바래 말린 옥양목처럼 흰빛이 눈이 부시다. 거기는 한 조박의 녹두빈자나 한잔의 약주로써 어쩌지 못할, 더 슬픔과 더 고적함이 품겨 있는 것 같았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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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오륙 년째 안초시는 말끝마다 ‘젠―장……’이 아니면 ‘흥!’ 하는 코웃음을 잘 붙이었다. 주먹구구에 골독했던 안초시에게는 놀랄 만한 폭음이었던지, 다리 부러진 돋보기 너머로, 똑 모이를 쪼으려는 닭의 눈을 해가지고 수챗구멍을 내다본다. 안초시는 저도 모르게 입맛을 다시었다. 뿌연 뜨물에 휩쓸려 나오는 것이 여러 가지다.


“추석이 벌써 낼 모레지! 젠―장…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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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초시는 그 날카로워진 이를 빈 입인 채 빠드득 소리가 나게 한번 물어 보고 고개를 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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